
[KGN25] 우편취급국의 문 하나가 닫히는 일은 누군가에게는 일상의 길이 그만큼 멀어지는 일이다.
하동군 금남면 노량 우편취급국이 폐국 위기를 딛고 다시 문을 열게 됐다.
주민들의 간절한 존치 요구에 하동군과 우정기관, 하동군수협이 함께 해법을 찾은 결과다.
2020년 문을 연 노량 우편취급국은 올해 6월 위탁계약 종료 후 네 차례 수탁자를 모집했으나 신청자가 없어 7월 14일 폐국이 결정됐다.
취급국이 사라지면 주민들은 우편과 택배 업무를 위해 10㎞ 이상 떨어진 금남우체국을 이용해야 했다.
특히 하동의 유일한 유인섬 대도 주민들에게 우편과 택배는 섬과 육지를 잇는 또 하나의 길이었다.
주민들은 8월 14일 금남면 간담회에서 존치를 요구했고 하동군도 움직였다.
8월 19일 하동우체국장과 만나 옛 금남보건지소 활용 방안을 제안하고 이튿날에는 금남면과 하동군수협을 찾아 수탁운영 가능성을 논의했다.
25일에는 부산지방우정청의 현장 방문으로 이어지며 수협을 통한 운영 방안이 구체화 됐다.
그 과정에는 하동군 해양수산과 김영남 해양개발 담당과 이종재 주무관의 발걸음이 있었다.
우편 업무는 해양수산과의 소관이 아니었다.
하지만 두 사람에게 먼저 보인 것은 업무의 경계가 아니라 주민의 불편이었다.
“내 일이 아니어서”가 아니라 “군민의 일이니까.”두 사람은 하동우체국과 부산지방우정청, 하동군수협 등을 오가며 운영 주체와 공간을 찾고 폐국 철회를 넘어 다시 운영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을 마련하는 데 힘을 보탰다.
작은 불편을 민원으로 남겨두지 않고 해결해야 할 행정의 일로 받아들인 것이다.
그 노력은 결국 변화를 만들었다.
9월 3일 하동우체국이 폐국 결정을 철회하고 수탁자 재모집 방침을 밝혔으며 이후 하동군수협을 통한 재개국이 결정되면서 노량의 우편서비스를 이어갈 길이 다시 열렸다.
이번 성과는 주민의 목소리에서 시작됐다.
여기에 하동군수협과 우정기관의 협력, 그리고 그 사이를 부지런히 오가며 길을 찾은 공무원들의 적극행정이 더해졌다.
업무에는 경계가 있지만, 군민의 삶에는 경계가 없다.
행정은 때로 큰 것을 새로 만드는 일이 아니라, 주민 곁에 있던 작은 것 하나를 잃지 않도록 지켜내는 일에서 빛난다.
김현수 하동군수는 “작은 우편창구 하나지만 주민에게는 소중한 일상의 일부”며 “앞으로도 ‘누구의 업무인가’보다 ‘군민에게 무엇이 필요한가’를 먼저 묻고 군민의 불편이 있는 곳에서 답을 찾는 행정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다시 열리는 것은 작은 우편창구 하나다.
하지만 그 문을 다시 연 것은, 군민의 목소리를 지나치지 않은 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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